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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자율주행’은 아직 먼 얘기? 지금 기술 수준은 이 정도

by beyondpink 2025. 3. 26.

“완전 자율주행 시대는 언제 올까?” 이 질문은 아마 최근 몇 년간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자주 회자된 이야기 중 하나일 것입니다.

자율주행
'완전 자율주행’은 아직 먼 얘기? 지금 기술 수준은 이 정도

 

테슬라, 현대자동차, GM, 구글 웨이모(Waymo), 애플까지 자율주행 기술에 뛰어든 기업은 무수히 많고, 유튜브와 SNS에는 ‘자율주행 체험기’ 같은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오며 우리는 지금 당장이라도 운전대를 놓고 뒷자리에 앉아도 될 것만 같은 착각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과연 지금의 자율주행 기술은 ‘완전 자율주행’이라 불릴 수 있을 만큼 진보했을까요? 아직까지 자율주행차는 법적, 기술적, 윤리적 문제들을 모두 해결하지 못한 채 과도기적 단계를 지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글에서는 현재 자율주행 기술이 도달한 수준, 우리가 기대하는 완전 자율주행과 실제 간극,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보겠습니다.

1. 자율주행, 단계별로 나뉜 기술 수준

자율주행 기술은 국제자동차공학회(SAE)에서 정한 0단계부터 5단계까지 총 6단계로 나뉩니다. 이 기준은 자율주행 시스템이 운전의 어떤 부분을 담당하는지를 기준으로 정해졌으며, 자율주행차의 현재 위치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 레벨 0: 운전자가 모든 운전 작업을 수행. (자율주행 기능 없음)
  • 레벨 1: 특정 기능 보조(예: 차선 유지, 속도 조절 등)
  • 레벨 2: 차량이 조향과 속도를 모두 제어하지만 운전자는 항상 주의해야 함
  • 레벨 3: 특정 조건에서 시스템이 모든 주행을 담당 (예: 고속도로에서만)
  • 레벨 4: 대부분 상황에서 차량이 자율 주행 가능, 특정 지역 제한
  • 레벨 5: 전 구간·모든 환경에서 완전 자율주행 (운전대 없음)

현재 우리가 흔히 접하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이나 현대의 HDA(고속도로 주행 보조) 시스템은 대부분 레벨 2~3에 해당합니다. 즉, 아직 운전자가 반드시 탑승하고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해야 하며, 긴급 상황에는 직접 개입해야 합니다. 완전 자율주행이라 불릴 수 있는 레벨 5는 기술적 구현이 이뤄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실제 도로에서 테스트조차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2. 기대와 현실: 우리가 말하는 ‘완전 자율주행’은?

대중이 기대하는 자율주행은 흔히 레벨 5, 즉 운전자가 전혀 개입하지 않아도 차량이 스스로 판단하고 주행을 마치는 ‘완전 자율주행(Full Self-Driving)’입니다. 이론상 이 단계에 이르면 운전자는 차량 내에서 운전대를 잡을 필요가 없으며, 심지어 차량에 탑승하지 않고도 물류를 이동시킬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현재 상용화된 대부분의 시스템은 여전히 운전자의 개입을 전제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테슬라의 ‘FSD(Full Self-Driving)’는 이름과는 달리 완전한 자율주행이 아닙니다. 공식적으로는 레벨 2 수준으로 분류되며, 기능 오류 시 운전자가 즉시 개입해야 합니다. 구글 웨이모와 GM 크루즈(Cruise) 같은 일부 기업이 미국 내 특정 도시에서 로보택시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는 고도로 제한된 환경 내에서만 가능하며,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에 모두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이처럼 현실의 자율주행 기술은 여전히 한계를 안고 있으며, 특히 도심, 악천후, 복잡한 교차로 같은 비정형 상황에서는 여전히 사람의 판단이 필요합니다. 즉, ‘완전 자율주행’이라는 말이 기술적 마케팅에 비해 과도하게 쓰이고 있는 셈입니다.

3. 자율주행 기술이 직면한 3가지 현실적 한계

자율주행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상용화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핵심적인 세 가지 한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기술적 한계 – 센서와 인공지능의 판단력

자율주행차는 다양한 센서(LiDAR, 레이더, 카메라 등)를 통해 외부 정보를 수집하고, 인공지능이 이를 기반으로 주행 결정을 내립니다. 그러나 센서는 날씨, 조명, 도로 상태에 따라 오작동할 수 있고, AI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여전히 인간만큼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교차로에서 비보호 좌회전을 해야 하거나, 도로 위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장애물을 피해야 할 때, 인간의 직관적인 판단이 AI보다 뛰어난 경우가 많습니다.

(2) 법과 제도의 미비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냈을 때,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현재 대부분 국가에서는 자율주행 중 사고가 나면 운전자가 책임을 지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는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완전 자율주행이 법적으로 허용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보험 체계, 도로교통법, 데이터 처리 관련 법제도 모두 자율주행 시대에 맞게 개편되어야 하나, 각국의 법·제도 변화는 기술 진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3) 윤리와 사회적 수용

자율주행차는 ‘윤리적 딜레마’도 안고 있습니다. 사고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보행자를 피할 것인지, 탑승자의 안전을 우선할 것인지 같은 문제는 단순한 기술적 판단이 아닌 윤리적 기준이 필요합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기계가 운전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며, 기술 수용성도 낮은 편입니다. 기술이 완성되더라도 사람들의 신뢰가 따라오지 않으면 자율주행차는 대중화되기 어렵습니다.

4. 자율주행의 현재 위치와 향후 과제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 있는 자율주행 기술은 레벨 4에 가까운 로보택시 수준입니다. 구글 웨이모는 미국 피닉스 지역에서, GM의 크루즈는 샌프란시스코 등 일부 도심에서 운전자 없이 자율주행 차량을 운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고도로 통제된 지역, 정해진 경로, 제한된 속도 내에서만 가능하며, 완전한 도심 자유주행은 아닙니다.

한국 역시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서울 강남과 세종시 등에서 자율주행 셔틀이 시험 운행 중입니다. 하지만 기술 상용화와 사회적 수용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합니다. 전문가들은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차가 보편화되기까지는 최소 2030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레벨 5의 완전 자율주행은 더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향후 과제는 기술 고도화뿐 아니라, 법·제도 정비, 윤리적 기준 마련, 시민 교육과 인식 개선까지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자율주행차는 단순한 기술 제품이 아니라, 도로 환경 전체를 바꾸는 사회적 인프라이기 때문입니다.

5. 자율주행, 기대는 크지만 현실은 여전히 '진행 중'

‘완전 자율주행’은 분명 자동차 산업의 미래이며, 궁극적으로 우리가 도달하고자 하는 기술의 정점입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마주한 자율주행은 아직은 그 가능성을 시험하고, 실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확대해가는 ‘과도기’의 단계입니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인간의 판단력, 사회의 법·제도, 윤리적 기준을 넘어설 수는 없습니다.

자율주행차를 믿고 운전대를 놓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기술의 진보를 지켜보면서, 동시에 그 기술이 가져올 사회적 변화와 책임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자율주행의 미래는 기술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준비와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